장 산 2021. 1. 14. 01:34

아파트 상가에 있는 작은 음식점에서 식사를 할 때였다.

 

한 2평 남짓, 조용하던 곳이 갑자기 들이닥친 애들로 소란스러워졌다.

남자애 둘에 여자애 셋이 엄마라기엔 젊은 아가씨하고 같이 들어왔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서로 메뉴판을 돌려보면서 떠들어대고 있었다.

 

젊은 여성은 아무래도 선생님 같았다. 아이들과 조곤조곤 얘기하면서 메뉴를 정해 주문을 했다.

애들은 장난기가 있어 보였지만 얼굴엔 꾸밈이 없었다.


무리 중 가장 작은 애는 아무리 봐도 유치원생 같았다.

 

자그마한 키에 하는 말과 몸짓이 앙증맞았다. 옆자리에서 재잘거리는 게 재미있어

‘어느 유치원에 다녀요?’라고 넌지시 물었더니 똑바로 쳐다보며 ‘초등학교 1학년’이란다.

 

다 큰 처자를 애라 부른다고 기분 나쁘다는 표정이었다. '아이고, 내가 매를 버는구나' 싶었다.


지은 죄가 있어, 나오면서 애들 밥값을 같이 냈다.

 

몰래 내려고 했는데 눈치 없는 주인아줌마가 애들 먹은 거 확인하다가 들켜버렸다.

건물을 막 빠져나오는데 갑자기 애들이 우르르 쫓아 나왔다.

 

연신 ‘감사합니다’라며 합창하듯이 인사를 했다. 아마 선생님이 시켰을 것이다.


꼬맹이는 자기 손목걸이를 벗어 걸어주었다.

 

여러 색깔로 꼬인 실에 하트 모양이 꿰어 있었다.

그러면서 ‘꼭 교회 나오세요’라고 그 와중에 전도를 했다.


어쨌거나 밥값 치고는 괜찮은 선물 같았다.

 

<꼬마의 선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