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수필(원고지3장)
아재는 왜 '아재개그'만 할까?
장 산
2021. 1. 14. 20:31
먼저 ‘아재개그’의 용어 정의부터 해보자.
‘개그’는 ‘웃기는 일’이고, ‘아재개그’는 ‘아재+개그’이니
‘아재가 웃기는 짓 하는 것’ 쯤으로 풀어볼 수 있겠다.
근데, 왜 ‘아저씨’나 ‘어른’이 아니고 ‘아재’냐? 그게 바로 핵심이다.
‘아재’는 분위기에 맞지 않는 말이나 행동을 하는 사람을 급 낮춰 부르는 말이다.
주로 젊은 사람이 자신보다 나이 많은 사람을 비꼴 때 이렇게 부른다.
정리하면, 아재개그는 ‘나이 많은 사람이 젊은이들 앞에서 눈치 없이 하는
웃기지도 않는 짓거리’가 되겠다.
여기서 ‘웃기지도 않는다’는 표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재끼리는 ‘좀 웃긴다’는 소리 듣던 게
젊은 사람 앞에서는 왜 그리 썰렁하게 돼버리느냐는 거다.
나름 성의껏 웃긴다고 했는데도 말이다.
물론, 과부 신세타령하듯 다 아는 얘길 아재가 눈치 없이 했을 수도 있다.
그래도,아재가 달리 아재인가?
아재가 아재로서 아는 걸 아재답게 하는 게 ‘아재개그’밖에 더 되겠나!
아재는 그저 같이 끼고 싶어서 그럴 뿐이다. 공감 못하는 건 아재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재개그 하나.
‘인천 앞바다’의 반대말은? ‘인천 엄마다’, ‘스님이 길을 가다가 9를 보면?’ ‘구본승’,
‘수박이 한통에 오천 원이면, 두통은?’ ‘게보린’.
다 맞히면 아재 인증이다.
혹시 이걸 보고,
‘진짜 웃기지도 않는 짓거리 한다’는 분이 계시다면 아재개그 완전 성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