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수필(원고지3장)

세상에 당연한 건 없다

장 산 2021. 2. 9. 20:36

<오리? 토끼?> 출처: 오마이뉴스(제트로)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고, 자식이 부모를 공경하는 건 당연한 일일까?

의문의 여지없이 그래야 된다. 그러나 당연한 건지는 모르겠다.

부모가 어린 자식을 학대하고, 자식이 부모를 버리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오늘 잠자리에 들어 내일 아침에도 전날처럼 다시 눈뜨는 일이 당연할까?

그럴 가능성이 높지만 아주 장담할 순 없다. 누가 그럴 수 있겠는가?

하루하루 그게 꿈인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다리가 아픈 사람에겐 뛰는 것은 고사하고 걷는 것도 당연한 일이 아니다.

목을 다친 사람에게는 침 넘기는 것도 당연하지가 않다.

고운 꽃들도, 아름다운 소리도 그걸 볼 수 없고, 들을 수 없는 사람에겐 결코 당연한 게 아니다.


 아침에 눈을 뜨고, 숨을 쉬고, 기지개를 켜고, 밥을 먹고, 음악을 듣고, 노래를 부르고,

걸어다니고, 운동을 하고, 술잔을 기울이고, 뜻대로 안 된다고 울며 불평하고, 다시 잠들고...

하지만, 어떤 것도 애초부터 당연한 건 없다.


 세상에는 당연하다는 생각마저도 당연하지 않을 때가 있다.

매일 반복되니 그저 당연히 주어진 일상이려니 했을 뿐이다.

지금까지 너무나 사소하고, 또 당연했던 모든 일이 그걸 잃는 순간 엄청난 기적으로 변한다.

전신이 마비된 사람에겐 손가락 하나 움직이는 것도 기적이다. 


 

 우리는 매일 기적을 경험하며 산다. 하늘을 나는 것만 기적이 아니다.

다만 그걸 모르고 지낼 뿐이다, 다시 나타나길 빌 때까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