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사람은 없다?
흔히 ‘세상에 완벽한 인간은 없다’고들 얘기한다. 아무리 훌륭해도 살다보면 약점 한 두 가지는 있기 마련이다.
신이 아닌 인간이 어떻게 완벽할 수 있을까. 마치 ‘인간은 모두 죽는다’는 명제처럼 당연하게 들린다.
완벽(完璧)이란, 이 단어가 뜻하는 ‘흠이 없는 구슬’보다도 개념적으로 훨씬 더 이상적인 말이지 않나.
어떻게 보면 그래서 이 말은 역설적이다.
완벽할 수 없는 게 인간이라면 그런 한계를 인정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것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실수가 애초부터 불완전한 인간의 몫이 되면서 용서는 신의 전유물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말인 즉 참 인간적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 말은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 대해 제3자가 시시콜콜 꼬투리를 잡을 때 들이미는 반박불가 논리로 자주 인용된다. 그리고 그다음엔 '그런 넌 완벽하냐?’는 무시무시한 질문이 준비돼 있다.
물론, 너무 대놓고 핏대 올리면 ‘네가 무슨 상관인데 그러냐?’고 되치기를 당할 수 있다.
아주 조심스럽게 ‘그래도 훌륭한 당신이 부족한 인간을 용서해줘야 하지 않나?’라고 넌지시 접근하는 게 좋을 듯하다.
그러고 보니, 인간이란 애시당초 완벽함에는 관심이 없고 완벽하지 않다는 사실을 인간적으로 활용하기에 바쁜 것 같다.
어떨 땐 아무것도 아닌 걸 시비걸다가도 제가 필요하면 '인간적인 약점'이라며 감싸주곤 한다.
신의 입장에서 보면 명의도용 아닌 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