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수필(원고지3장)

또라이 총량 보존의 법칙

장 산 2021. 1. 11. 15:50

 

  '또라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생각이 모자라고 행동이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점잖게 나온다.

 참 또라이 같은 해석이라 생각된다. 또라이는 그런 정의보다 더 미친놈 같은 말인데, 이렇게 또라이 같지 않게 정의하니 말이다.


 우리는 흔히 '이해가 안 되는 사람'을 만났을 때 또라이라고 부르며 디스를 하곤 한다. 

직장생활의 경우엔 대체로 직급이 높은 사람이 이렇게 불리는 경우가 많다. ‘꼰대라고하기도 하는데 요즘엔 젊은 또라이도 꽤 있다고 한다.


 선배가 얘기할 때 툭하면 ‘나 때는 말이야...’라고 한다 해서 후배들이 ‘Latte is horse’라는 말로 비꼬기도 한다.

후배들의 얘기인 즉, 맞는 말 같긴 한데 자기도 젊은 시절을 겪었으면서 현실을 이해하기보다 가르치려고만 든다는 것이다. 그것도 길게, 그리고 기분 나쁘게.


 

출처: pixabay


 물론, 그런 또라이를 피해 다른 곳으로 옮긴다고 해서 달라지는 건 없다. 

거기에는 또 다른 또라이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어쩜 지난번 또라이가 그나마 양반일지도 모른다.

과거보다 현재를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심리상 분명 그럴 수 있다.


 '또라이 총량 보존의 법칙'에 의하면 또라이는 여기저기 어디나 있다. 

그리고, 또라이가 사라지는 때는 자신이 씹었던 그 또라이 자리에 본인이 올라갔을 때라고 한다. 

긴 시간 다양한 또라이들에게 시달린 끝에 드디어 평화를 얻은 것이다.


 아참, 한 가지가 빠졌다. 그때 가면 본인이 또라이가 돼야 총량이 보존된다는 게 이 법칙의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