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발전기와 같다

세상 살면서 좋은 일만 계속 있을 순 없다.
운이 좋을 때가 있듯이 가끔씩 액운이 낄 때도 있다. 오늘 좋았다고 내일도 그럴 거란 보장이 없고, 어제 되는 일이 없었다고 오늘도 그러란 법은 없다.
명상수행을 하시는 어느 분으로부터 ‘인생은 발전기와 같다’는 얘길 들은 적이 있다.
발전기는 양극과 음극이 있기 때문에 발전(發電)이 된다는 것이다. 양극만 있거나 음극끼리만 모여서는 동력을 발생할 수 없는 것처럼, 인간관계에서도 내게 호의적이거나 나와 맞는 사람만 있어서는 발전(發展)이 없다는 말씀이었다.
듣자니 은근히 위로가 됐다.
인간관계의 어려움을 하소연하던 와중이라 더 그런 것 같았다. 파동(wave)도 아래위로 오르락내리락하며 멀리 전파되듯이 살아가는 힘도 좋았다 나빴다 하는 인생의 굴곡(屈曲)에서 나오는지 모르겠다.
사실, 근심할 필요도 없고 부모자식·부부 포함해 모든 인간관계가 항상 좋다면 삶의 의욕을 잃을 수도 있다.
적당히 긴장도 하고, 속도 많이는 말고 좀 썩으면서 살아야 건강하게 살 수 있을지 모른다. 주변에 보면, 열심히 살아 남 부러울 것 없는 사람이 어느 순간 맥이 탁 풀려 큰 병이 나거나 터무니없는 낭패를 당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거창하게 얘기하자면, 인간의 실존(實存)이란 그런 것 아니겠는가.
상하좌우로 만족과 불만, 평안과 근심, 동정심과 무시, 필연과 우연 등 삶의 질료(質料)들이 얽혀서 요동치는 세상 말이다. 그 와중에 겪을 수밖에 없는 씁쓸하고 고통스러운 느낌이야말로 우리가 살아있다는 부정할 수 없는 증거일 것이다.
다만, 그게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면 솔직히 맛보기로 살짝만 그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