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수필(원고지3장)
아침의 웃음소리
장 산
2021. 5. 8. 12:08
주말 아침에 운동을 나가다가 쓰레기 처리차를 만났다.
좁은 길에서 서로 교차하는데 처음엔 어떤 차인지 알 수가 없었다. 좀 퀴퀴한 냄새가 나기 시작하고 관심이 쏠리면서 음식물 쓰레기 수거 차량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순간적이지만, 아침부터 불유쾌한 냄새를 맡으니 기분이 좀 다운되는 느낌이었다.
상쾌한 5월의 아침 공기를 들이마시며 전날의 숙취를 깨고 있던 중이었다. 그래도 다행인지 뭔지 기분과는 달리 정신이 번쩍 들기는 했다.
천천히 차가 지나가면서 냄새는 더욱 심해졌는데, 차 뒤에 두 사람이 매달려있었다.
반쯤 열린 개폐문으로 지저분한 쓰레기까지 보여 냄새가 더한 것 같았다. 잠시라도 보고 있을 수가 없어 얼른 얼굴을 돌렸다. 그런데도 그들은 뭐가 그리 좋은지 파안대소(破顔大笑)를 하고 있었다.
보기도 더럽고 악취까지 심한 곳에서 웃고 떠드는 모습이 참 꾸밈이 없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절로 들었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지만 쉽지 않은 일일 텐데 즐겁게 웃고 있으니 말이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마주한 진솔한 인간의 모습에 삶의 의미를 배운 것 같았다.
늘 그렇듯이,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말과 표정은 모든 허위의식을 버리게 한다.
한바탕 유쾌한 웃음이 지나가자 희한하게 냄새는 온 데 간 데 없어지고, 웃음소리만 귓가에 남았다.
멀어져 가는 그분들의 뒷모습이 마치 더러운 물에 살면서도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연꽃 같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