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말인데도 벌써 아침저녁 날씨는 ‘쌀쌀하다’기 보다는 ‘춥다’는 느낌이다. 마음이 아직 한낮의 가을에 머물러 있는 듯하다. 낙엽 떨어지는 걸 무심히 봤다. 떠나는 가을이 아쉬웠는지도 모르겠다. 아침에 집 부근에서 한 무리의 병아리 떼를 만났다. 삐약 삐약 거리며 2열로 아장아장 걷고 있었다. 하나같이 무슨 할 말이 그리 많은지 잠시도 쉬지 않고 재잘거렸다. 눈망울이 맑고 선해 사랑스러운 감정이 절로 일었다. 누구라도 그럴 것이다. 솜털이 보송보송한 병아리 떼의 겉모양은 근데 좀 거무죽죽했다. 봄이라면 알록달록 하겠지만 날씨가 추우니 따뜻한 게 제일이겠다 싶었다. 그래도 기특하지, 쌀쌀한데 씩씩하게 걸어 다니니... 지나가도록 좁은 보도(步道)를 내어주고 잠깐 차도로 내려와 걸었다. 그저 흐뭇한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