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보드카(vodka)는 독주(毒酒)의 대명사쯤 되어 있다. 술 좀 하는 주당(酒黨)들 중에는 차별성 부각을 위해 일부러 찾기도 한다. 무색·무미·무취의 3무(無)가 특징인데, 특히 추울 때 체온 유지에 딱 좋다.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도수는 일반적으로 40도여서 사실 아주 높은 건 아니다. 원소 주기율표를 만든 멘델레예프(D. Mendeleev)가 가장 이상적인 도수로 40도를 주장한 이후 1894년부터 이렇게 고정되었다고 한다. 이 정도가 몸에 가장 잘 흡수되고, 맛도 좋다는 것이다. 한때 러시아에서 보드카를 즐겨 마신 적이 있었다. 뭐, 특별할 것도 없이 미국 거지가 양주를 먹는 경우와 같다고나 할까? 하여튼, 추운 겨울에 보드카의 걸쭉한 얼음 알갱이가 목구멍으로 내려가는 느낌은 전율이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