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인생이 고달프고 뜻대로 안 될 때 곧잘 ‘팔자타령’을 하곤 한다. 딴 사람들은 다 잘 풀리는데 나만 그렇지 못 한 듯해 ‘사나운 내 팔자’를 원망하는 것이다. 심하면 부모·조상 탓까지 올라간다. 정해진 ‘팔자’가 정말 있을까? 치밀하게 계획하여 분명히 잘 될 수밖에 없었는데 안 됐을 때 ‘나는 안 되는 건가?’ 싶은 건 인지상정이다. 상상도 못한 일로 일을 망쳤을 때 운명을 떠올릴 수도 있다. 그럼, 9명의 딸을 낳고 10번 째 또 딸을 낳는 건 팔자일까 아닐까? 실제 고향에 이런 경우가 있었다. 간절히 아들을 바랐는데, 딸을 10명이나 낳았으니 산모의 마음이 오죽했겠나. 주위에선 여자가 복이 없어 그런다고 쑥덕대곤 했었다. 그러나 그건 박복(薄福)한 것도 팔자도 아니다. 정육면체 주사위 놀이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