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희한하게 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다. 말이 청산유수였다. 한가한 식당에서 우연히 듣게 되었다. 목소리도 크고 발음이 또렷해서 귀에 쏙쏙 들어왔다. 한 번 관심이 쏠리니 헤어날 수가 없었다. 그 덕에 우리끼리는 ‘말 따로 귀 따로’가 돼버렸다. 분위기로 봐서는 오래 동안 알고 지낸 사이 같았다. 좀 젊어 보이는 2명이 한쪽에 같이 앉았는데 희미한 미소인지 썩소인지 하여튼 그런 표정으로 듣기만 했다. 말 많은 그 사람은 전화가 오면 갑자기 톤 다운 했다가 다시 큰소리로 모드를 자유자재로 전환했다. 이 사람의 특기는 칭찬하면서 욕하기였다. 칭찬을 하긴 하는 데 꼭 욕으로 했다. “야, 너 요즘 사업 잘 되지. 자랑하고 다닌다며. 좋아. 그렇게 해도 괜찮단 말이야 자식아, 알아?” 혹은 “너는 좀 둔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