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훈아의 ‘테스 형’이 화제다. 익숙한 멜로디에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가사인 데다, 소크라테스를 소재로 삼은 기발함이 맞아떨어진 결과이지 싶다. 알려진 대로, ‘너 자신을 알라’는 소크라테스 철학의 핵심이다. 더러 내가 누구인지 궁금해질 때가 있다. 내가 하고 있는 생각을 온전히 1분도 지켜보기 힘들다. 마치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금방 딴 데로 샌다. 내 의지대로 생각하고 행동할 때는 분명 나 같은데, 무시로 생각들이 들고 날 땐 누가 시켰는지 헷갈린다. 간밤에 꾼 꿈을 얘기하는 건 나이지만, 그 꿈의 스토리를 만드는 건 말하는 내가 아니다. 기절했을 때 죽지 않도록 숨 쉬게 하는 것도 내 의지와는 무관하다. 야구배트를 휘두르는 건 나지만, 공을 치는 마지막 순간을 보는 건 눈 감은 내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