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에 따라 입장이 바뀌는 걸 비꼬는 표현 중에,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이 있다. '나는 그럴 만하지만 너는 그러면 안된다'는 뜻이겠다. ‘50보, 100보’,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다’도 비슷한 의미이다. 이런 논란의 중심엔 ‘기준에 대한 해석의 문제’가 있다. 개별 입장이야 어찌 됐든 기준은 항상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는 논리일 것이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이런 논리들은 주로 내 입장을 설명할 때 활용된다. 나는 로맨스의 기준을 잘 지켰는데, 어찌 턱도 없는 불륜의 기준을 들이대느냐는 하소연인 것이다. 물론, 남에 대한 나의 결론은 언제나 ‘그게 그거’ 일 터이다. 아무리 남들이 ‘나름대로 로맨스를 추구했다’, ‘그래도 50보 밖에 안 도망갔다’, ‘겨가 똥보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