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안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나오는 한 무리를 본다. 직장 상사 같기도 하고, 한 60 가까이 돼 보이는 아저씨는 약간 머리가 벗어져 있다. 일행들과 즐겁게 얘기하느라 주변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얼굴이 허여 멀끔한 아저씨는 말을 하면서 연신 이를 쑤셔댄다. 능숙하게 이쑤시개를 놀리면서 위, 아래로 부지런히 청소한다. 그리곤 이쑤시개를 쑥 빼내 쭉 빨더니 다시 다른 쪽 이로 옮겨 이 과정을 반복한다. 이쑤시개와 몸이 혼연일체이다. 순간, ‘더럽게, 그걸 다시 빨아먹어’라는 말이 입에 돈다. 기괴한 장면을 봤을 때처럼 얼굴도 찡그려진다. 이젠 청소를 다했는지 이쑤시개를 옆으로 물고 있다. 마치 뼈다귀를 문 뭣 같다. 본인은 홍콩 누아르(noir) 영화의 주인공을 연상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