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기에 만능인 한 친구가 있다. 그렇다고 술을 잘 먹는 건 아니다. 공 가지고 노는 것 중에 못하는 게 없다. 제 딴엔 열심히 노력해서 겨우 잘하는 것 하나 챙긴 다른 친구들 중에는 뭐든지 잘하는 이 친구를 달가워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이 친구가 40대 초반 시절에 국가대표 출신 모 실업 탁구팀 감독과 일전(一戰)을 벌인 적이 있었다. 88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그는 현역 은퇴 이후 한참 지났어도 여전히 인기가 많았다. 마침 그 친구가 다니던 탁구장 주인이 여자 청소년 대표 출신이라 개장 축하행사로 그 감독을 초청한 것이었다. 이 친구는 자기가 다니던 탁구장에서 소위 귀신 소리 듣던 고수였다. 탁구장 회원들 중에는 적수가 없어 맨날 이리 돌리고 저리 돌리며 사람들 골려먹는 게 취미였다. 탁구장 주인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