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7~80년대 중고등학교를 다닌 사람이라면 연애편지 한 번은 써 봤을 것이다. 범생이라 ‘난 몰라’ 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인터넷도, 핸드폰도 없던 그 시절에 도저히 못 배겨 밤새 쓰던 게 연애편지였다. 그래서 구구절절 애절하다. 한 번에 다 못 쓴다는 게 두 번째 특징이다. 부푼 마음에 두서(頭緖)가 없어 몇 번씩 썼다 지우기를 반복한다. 라디오에선 ‘별이 빛나는 밤에’가 흐르는데 글은 안 써여지고 구겨진 편지지만 수북이 쌓인다. 어렵게 쓴 편지를 전하지 못한다는 게 세 번째 안습이다. 몇 번을 다시 읽으며 말이 되는 지, 나를 어떻게 볼까 망설이다 시간만 흐른다. 책갈피 속에 넣어두었다 능글맞은 친구들에게 들켜 놀림당하기도 한다. 가장 하이라이트는 하나 예외 없이 유치찬란하다는 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