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異邦人)은 나와 상관없거나 모르는 사람을 말한다. 그저 남이어서, 나도 잘 모르고 그도 나를 속속들이 알 리 없다. 서로 아는 게 없으니 선입견이나 원망(怨望)이 있을 리 만무하다. 어떨 땐 이방인처럼 서로 모르는 게 편할 때도 있다. 서로 잘 알면 마음이 쓰이기 마련이라, 좋으면 좋은 대로 또 나쁘면 나쁜 대로 얽매이게 된다. 이래저래 마음의 부담이 없을 수 없다. 부담(負擔)이란 말 그대로 등에 짊어진 짐(burden)이다. 짐이 무거울수록 행동이 부자유스러운 건 당연하다. 바둑에서 ‘중요한 대국에 명국(名局) 없다’는 얘기도 있고, 운동선수도 큰 게임에서 실력 발휘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중요한 치과치료를 가족·친구에게 맡기지 말라’는 설(說)도 있다. 부담감에 손이 떨린다는 것이다.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