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수필(원고지3장)

외계인

장 산 2021. 8. 5. 23:38

 

출처:nownews

 

 

 외계인이 어떻게 생겼는지 직접 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좀 이상하게 생겼을 것 같긴 하다. 영화에서 보면 머리만 엄청 크고 손과 다리는 아주 왜소하지 않나. 상하 밸런스가 전혀 안 맞다.

 

 외계인이 왜 그렇게 우스꽝스럽게 진화했을까?

추측컨대, 머리를 많이 사용하는 데 비해 근육을 사용할 일이 별로 없어서일 것이다. 우리보다 앞선 문명이니 머리나 입으로 모든 게 해결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우리도 진화를 하다 보면 미래에 저렇게 될까 궁금하다.

알 수는 없지만, 그 반대로 되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머리는 작고 손은 큰 모습 말이다. 아마, 다리는 외계인과 비슷하게 가늘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며칠 전 스마트폰을 한동안 잃어버린 적이 있었다.

함께 있었던 사람들에게 알아 봐야 되는데, 문제는 전화번호를 몰라 연락할 방법이 없었다. 아무리 노력해도 일행 중 어떤 번호도 생각나질 않았다. 결국 시간이 걸려서 직접 사람을 찾아가 해결할 수밖에 없었다. 그 시간 동안 마음 졸인 건 물론이다. 

 

 우리가 문명의 이기(利器)를 활용한다지만 어쩌면 점점 더 종속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옛날 같으면 꼭 필요한 전화번호들은 외우고 다녔는데, 이제 그럴 필요가 없으니 머리 쓸 일이 사라졌다. 설사 좀 외우려 해도 절박함이 없어서인지 자기 번호나 겨우 기억하는 정도이다.

 

 너나없이 머리는 안 쓰고 눈을 내리깐 채 손가락만 열심히 놀리는 좀비 같은 인간들.

스마트폰이 없으면 생활이 안 되는 현실에 점점 더 깊이 빠져들고 있다. 이러다 초기 유인원(類人猿)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로 되돌아가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어느 광고 카피처럼, 가끔은 일부러라도 핸드폰을 좀 꺼야 될 것 같다.

그래야 우리처럼 균형 잡힌 모습의 후손이 유지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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