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팔자가 상팔자란 말이 있다. 여름에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서 네 다리 쭉 뻗고 자는 모습을 보면 누구라도 그런 생각이 든다. 밥걱정할 필요가 있나, 집 욕심부릴 이유가 있나. 안분지족(安分知足), 주는 대로 먹고 되는 대로 살면 그만이다. 좀 안 좋은 건, 목줄 길이만큼만 움직일 수 있다는 거다. 줄이 길면 긴 대로, 또 짧으면 짧은 만큼 에누리 없이 그 안에서만 자유로울 수 있다. 가끔 낑낑거리며 목줄을 당기는 경우가 있지만 제 목만 아플 뿐이다. 나름 한쪽에다 측간(廁間)을 만들지만 공간이 제한되니 결국 더러운 개똥밭이 될 수밖에 없다. 엉덩이에 오물이 달라붙어있기 십상이다. 그 때문에 게으르고 지저분한 똥개라고 욕을 먹는다. 눈앞에 먹을 게 있어도 목줄이 안 닿으면 그림의 떡이다. 반가운 친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