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벌써 왔으니 이제 하루하루 따뜻해질 일만 남았다. 바야흐로 생명 있는 모든 것들이 자기 존재를 드러낼 시기이다. 개구리는 지난 경칩 때 벌써 나와 연못에 알까지 잔뜩 낳아 놓았다. 새들도 안전한 나뭇가지 위에 보금자리를 만들어 새끼를 기르고 있다. 이런저런 뱀들도 곧 나올 터인데 솔직히 안 볼 순 없을까 싶다. 다 조물주의 뜻이겠지만, 생긴 것도 징그러운 데 사악하다는 고정관념까지 덧 씌워져 마음이 개운하지 않아서다. 멋모르고 걷다가 풀숲의 뱀을 보고 기겁을 했던 기억도 난다. 뭐 그런다고 내 뜻대로 될 일은 만무하다. 가장 위협적인 뱀은 두말할 필요 없이 독사다. 소리 없이 스르르 접근해 순식간에 독니로 독을 주입하면 그야말로 치명적이다. 은밀하게 상대를 기습하는 것도 그런 데 치명적 독까지 지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