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좀 껄렁한 사람들이 몰려다니는 걸 ‘패거리’라 부른다. 이들은 대게 남 신경 안 쓰고 작당(作黨)해 자기들에게만 이익이 되는 일을 대놓고 벌인다. 가치판단이 패거리 기준이라 개개인의 생각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래서 결속력이 엄청 강하다. 대표적인 패거리로 깡패나 양아치가 있다. ‘친구’는 대체로 오래전부터 서로 친하게 지낸 사람들이다. 관계에서의 위계(位階)도 없고 상대방에게 바라는 것도 크지 않다. 끼리끼리 다니긴 하지만 보통은 남 불편하게 할 정도는 아니다. 저마다 나름대로 판단하다 보니 전체를 위한 강제력은 좀 약하다. 하지만 굳이 말 안 해도 친구가 뭘 원하는지 잘 아는 사이다. 가끔 부모들 중에는 친구들과 뚤뚤 뭉쳐서 노는 것 좋아하는 자식을 ‘패거리’에 빗대 잔소리하기도 한다.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