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대로 인생이 풀리면 그것만큼 뿌듯한 일도 없을 것이다. 오래 살면 살수록 그렇게 되긴 더욱 어려울 게다. 계획은커녕 하루하루 살기도 바쁜 게 보통의 인생인데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는 노인네 중에 90대 중반인데도 정정하신 영감님이 계시다. 할머니도 80대 후반이시다. 기가 얼마나 세신지 노인이라 부르기 죄송할 정도다. 삼복더위나 엄동설한에도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고, 집에서 웬만한 거리는 걸어서 다니신다. 게다가 아직 총기(聰氣)가 넘치셔 삶의 지혜를 후배들에게 잘 전수해 주신다. 고리타분하지 않게 농담을 섞어가며, 그리고 넛지(nudge)처럼 은근히. 그래서, 주변에 늘 후배들이 모여든다. 영감님이 아주 싫어하는 게 후배한테 밥 얻어먹는 것과 골프 칠 때 지는 것이다. 평소 자길 중늙은이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