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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과 아우

형제는 혈연으로 엮인 아주 가까운 사이이다. 안 그런 경우도 더러 있지만 대부분은 한 배에서 나 젖먹이 때부터 함께 한다. 강아지들이 꼬물꼬물 티격태격하며 성장하듯이 그렇게 형제애가 깊어지는 건 인간도 마찬가지이겠다. 대체로 형과 동생은 두세 살 터울이 많다. 나이차가 많이 나면 동생 입장에서는 형이 아니라 삼촌이나 아버지 같이 느껴질 수 있다. 형님이라고 부르기가 곤란한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다. 바로 이런 홍길동 같은 일이 지난여름 있었다. 선후배 몇 명이 등산을 하던 중이었다. 사전에 체온 재는 것도 난생처음이었고, 그냥도 숨이 찬데 마스크까지 끼니 죽을 맛이었다. ‘내가 왜 왔나’ 싶은 마음이 절로 들었다. 산 중턱에서 잠깐 휴식할 때 누군가 팔순을 바라보는 대선배에게 덕담을 했다. “아이고 형님,..

고슴도치의 딜레마

요즘 코로나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졌다. 아예 출근하지 않고 집에서 근무하는 재택근무도 많다. 가족끼리 같이 있어 좋은 점도 많지만 가까이 있어 피치 못하게 불편한 점도 생기곤 한다. ‘고슴도치의 딜레마’라는 게 있다. 추운 겨울밤을 따뜻하게 보내기 위해 고슴도치는 서로 몸을 밀착하는데, 거리가 너무 가까우면 자신의 가시로 상대를 찌르게 된다. 그래서 찔리지도 않고 얼어 죽지도 않을 적당한 거리를 찾는 게 중요하다는 우화이다. 우리 일상생활에서도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다. 처음에는 같이 있어 좋았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안 좋은 게 보이고 불편한 것이 생기게 된다. 그게 싫어 좀 떨어지면 다시 ‘같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일어난다. 마음이 시계추처럼 왔다 갔다 한다. 이런 점에서 이 거리는 물리적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