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에 들를 때 유독 냄새가 심해 괴로울 때가 있다. 아직 후각이 마비가 안 돼 그럴 것이다. ‘화장실에서 똥 냄새나지 어디서 나겠나?’ 하며 마음을 달래 보지만 냄새는 이성보다 빠르다. 누가 뭘 잘못 먹었는지 유독 냄새가 풍성할 때엔 코를 막고 입으로 숨을 쉬기도 한다. 게다가 소리까지 내면서 용 써는 꼴을 듣다 보면, 심신이 ‘필설(筆舌)로 형언 못할 지경’이 된다. 아주 세트로 갖췄다. ‘냄새에, 소리에, 진짜 가지가지한다’, 차마 표현은 못하고 속으로 마구 욕을 해댄다. 평소 장(腸)을 관리해서 냄새 안 나게 하면 얼마나 좋아. 그게 아니면 소리라도 좀 줄이든지. 공공장소에서는 남을 배려할 줄 알아야지 말이야. 그러다가 옆칸이 비고 나면 참 평화가 찾아온다. 냄새도 소리도 없는 평온한 나만의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