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배려할 때
어떤 대가(代價)를 바라서는 안 될 것이다.
법에 정해져 있는 건 아니지만
대가를 바라는 건 배려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도 막상 ‘물에 빠진 사람 구해줬더니 보따리 내놔라’ 하면 당황스러울 것이다.
아파트 상가 지하주차장에서
나름 배려한답시고 옆 차를 생각해 주차를 했다.
3대를 댈 수 있는 공간인데
제일 오른쪽 칸에는 이미 다른 차가 주차돼 있었다.
그런데, 그 운전자 쪽 주차라인에 바짝 붙어 있었다.
그때는 옆 공간이 비어서 그러려니 했다.
나는 그 운전자가 다시 탈 때 불편하지 않도록
최대한 내 오른쪽 공간을 넓혀 주차하였다.
문제는
내 차를 빼려고 돌아왔을 때 발생했다.
내 왼쪽에 바짝 주차된 차 때문에
차를 탈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아마 그 운전자도
자연스레 자기 왼쪽 공간을 더 많이 남겼을 것이다.
그 덕에
나는 할 수 없이 오른쪽 문으로 들어가야 했다.
약간의 후회를 하면서 차에 앉아 있는데,
마침 왼쪽 차 주인이 돌아오면서 가자미눈으로
째려보는 것이었다.
말은 안 해도, ‘차를 요따구로 대고 있어’라는 눈치였다.
왜 그랬는지,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냉큼 고개를 조아리고 말았다.
그리곤 얼른 차를 빼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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