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치(閾値)란 생물이 외부 자극에 반응을 일으키는 최소한의 기준을 말한다.
방의 문지방(threshold)과 같아, 좀 높으면 다니기 불편하고 너무 낮아도 쓸데없는 것들이 들어올 수 있다. 역치가 높으면 무시해선 안 될 징후들을 빠뜨릴 수 있고, 반대로 너무 낮으면 의미 없는 자극들에 에너지를 낭비하게 된다.
전자장치에도 스레시홀드는 적용된다.
비행체를 탐지하는 레이다의 경우 기준치를 너무 크게 하면 작은 것들을 놓칠 수 있고, 너무 낮췄을 땐 새떼들을 비행기로 오인할 수 있다. 속도 설정도 마찬가지 이치이다.
조명의 밝기나 음량 조절에도 역치가 활용된다.
우리 감각은 어느 정도 이상이 돼야 차이를 인식할 수 있는데, 시각은 8%, 청각은 5%라고 한다. 기존에 있던 감각과 비교해 상대적 차이만을 인식한다는 것이다. 즉, 현재 볼륨이 1이라면 2는 최소한 1보다 5%는 높다는 의미이다.
이따금, 사람에게도 각자의 역치가 존재한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외부의 자극에 반응하는 방식과 정도가 다 달라서이다. 예민한 사람은 낮은 역치로 인해 쓸데없이 신경 쓸 게 많고, 무감각한 사람은 역치가 높아 눈치 없다는 소릴 듣는 경우이다.
양 극단은 안 좋다고 했을 때, 결국 ‘적당한 수준’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타고난 성질은 바꾸기 어려우니 그냥 내 역치만 좀 조정하면 될 일이다. 외부에서 자극이 올 때 '난 좀 예민해', 혹은 '좀 둔해'라고 미리 생각해 두는 식이다.
신기하게도, 그렇게만 해도 금방 효과가 나타난다. 내 괴로움은 줄이고, 남의 욕도 덜 먹을 수 있는 '마법의 역치'라 할 만하다. ‘코끼리 냉장고에 넣기’만큼 쉽다.
물론, ‘적당한’ 게 어느 정도인지가 문제인데, 뭐 그건 각자 '적당히' 알아서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