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내게 좋은 친구란 누구일까?’를 생각할 때가 있다.
머릿속으로 이런저런 친구들을 떠올리면서 제멋대로 평가를 해 보는 것이다.
한 사람씩 머릿속의 스크린에 올려놓고 특징을 떠올린다.
물론, 절대 발설할 일은 아니다.
우선, 내게 도움이 되면 좋은 친구라 할 것이다.
이런 친구라면 결국 돈이 많거나 권력이 있어야 된다.
내게 없는 걸 가졌으니 이로운 친구라 할만하다.
알아두면 필요할 때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겠다는 기대를 갖게 한다.
몸이 아플 때 연락할 수 있는 친구도 필요하다.
나도 그렇지만 가족들이 안 좋을 때 더 그렇다.
임플란트 할 때 좀 싸게 해 줄 수도 있다.
명예? 글쎄. 솔직히, 현실적으로 어떤 도움이 될까 싶다. 친구 자랑할 때 필요할지 모르겠다.
근데, 이런 잘 난 친구들에게 연락할 때는 대체로 큰일이 났을 경우이다.
하지만 어떤 일은 친구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경우도 있다.
좋은 일도 좀 그런데, 나쁜 일까지 일부러 알리고 싶진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보내는 사람은 가까이 있는 편한 친구다.
오랜 시간 친하게 지내다 보니 서로의 사정을 잘 안다.
내가 힘들거나 심심할 때 부담 없이 얘기할 수 있는 사이이다.
물론, 서로 만만하게 여겨 직설적 표현으로 상처를 주기도 한다.
친구가 많은 게 없는 거 보단 좋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친구들이 모두 좋은 친구가 되긴 쉽지 않다.
내가 필요할 때 도움이 될 친구를 찾는 만큼 분명 그럴 것이다.
친구들에게 내가 잘 하는 만큼 그들도 잘할 것은 내가 이기적일수록 자명(自明)한 논리가 된다.
‘나는 친구들에게 어떤 사람일까?’
이런 자문(自問)과 함께 좋은 친구에 대한 나의 생각은 슬며시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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