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수필

나쁜 친구들

장 산 2021. 7. 30. 17:27

 한 때 나쁜 사람이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한 마디로,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라는 얘기이다. 최악의 케이스는 자기가 뭘 잘못한지도 모를 때이다. 그럴 땐 누구라도 버릇을 좀 고쳐줘야겠다 싶을 것이다.

 

 최근 들어 친구들의 행태가 영 못마땅하게 느껴진다.

친구랍시고 되지도 않는 말을 멋대로 지껄이며 마음에 상처를 준다. 이랬다 저랬다 변덕이 죽 끓듯 하고, 틀린 걸 지적해 줘도 들어 먹질 않는다. 하나부터 열까지 마음에 드는 게 없다.  

 

 그나마 지금까지는 친구라고 참아 왔다.

뭐라고 해도 대꾸 안 하고 이래도 흥 저래도 흥 넘어갔었다. 황당한 건, 그랬더니 그걸 모르고 좋다며 더 찾더라는 것이다. 아니, 말 같지 않은 얘길 하면서 눈치까지 없으니 어떻게 따지지 않고 넘어갈 수 있겠나. ‘참 나쁜 친구들’ 임에’ 틀림없다.

 

 며칠 전에는 그나마 생각이 있다는 친구까지 이상해진 것 같았다.

말은 점잖게 하는데 뭔 말인지 앞뒤 논리가 하나도 안 맞았다. 그래, ‘이 친구도 물들었네싶어 바로 지적을 했다. 이건 친구를 위해 꼭 해야 한다는 책임감까지 들었다.

 

 다행스럽게, 이 친구는 자기 잘못을 아는지 내 말에 크게 토를 달진 않았다.

그렇다고 완전히 마음에 든 건 아니었다. 내가 또 다른 친구의 못된 행동을 흉볼 때 좀 맞장구를 쳐야 되는데 그냥 웃어넘겼기 때문이다. 게다가, ‘너 요즘 와카노? 갱년기가라며 놀리기까지 했다.

 

 그런데, 그 얘길 들으니 갑자기 내가 어떤 상태인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친구들이야 예전부터 그랬으니 변한 건 다름 아닌 나였다. 갑자기 그들이 안 좋게 보인 건 실은 내 마음이 만들어 낸 것이었다. 어떨 땐 모든 게 좋아 보이다가 기분이 나쁘면 아름다운 꽃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꼭 누가 조종하는 것 같다. 내 머리에서 제멋대로 일어나는 생각을 내가 어쩌질 못하니 참 희한하다는 생각도 든다.

 

출처: 유튜브

 

 집에 돌아가는데 라디오에서 ‘Man in the mirror’라는 팝송이 흘러나왔다.

다는 모르겠는데,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싶다면, 자신을 돌아보세요(If you want to make the world a better place, take a look at yourself)”라는 구절이 귀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 거울 속에 있는 사람에게 변화를 요구하라는 그런 가사였다.

 

 내 마음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세상. 그래서 모든 종교가 를 먼저 돌아보라' 그러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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