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운동의 기본 원리는 단순하다.
잘하고 싶으면 먼저 쓸데없는 힘부터 빼야 된다. 근육질에 체격 좋은 사람이라고 축구공 멀리 차는 건 아니다. 야구할 때 어깨에 힘 들어가면 홈런은커녕 삼진만 당한다. 잔뜩 힘주고 있다가 변화구에 헛심만 쓰는 것이다.
힘을 빼면 상황에 잘 대처할 수 있다.
비상상황일 때 뇌에서 신경전달물질을 보내 몸을 긴장하도록 만든 게 힘이다. ‘적당한 긴장(a little tension)’은 약이 되지만, 과도하게 경직되면 에너지 효율이 떨어진다. 서부영화의 1:1 결투에서 매번 악당이 죽는 것도 이런 이유로 반응속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몸에 힘이 빠지려면 마음에 여유가 있어야 한다.
급하면 힘 들어가게 돼 있다.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 마지막 순간까지 목표에서 눈을 떼지 않고 집중할 수 있다. 잘 보게 되니 자연히 정확도와 함께 성공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대게 마음의 여유는 자신감에서 나온다.
본래 느긋한 성격도 있겠지만 그게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처음부터 보장해주는 건 아니다. 뭘 할 때 본인 스스로 확신이 안 들면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많은 연습을 통해 이런저런 상황에 대처할 수 있게 되었을 때 자신감이 붙고 여유가 만만해질 수 있다.
과욕을 부리지 않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남들이 골프에서 드라이브 장타 친다고 자기도 분별없이 욕심을 냈다간 틀림없이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누가 뭘 쉽게 하는 것 같아 따라 했다간 낭패를 당하기 십상이다. 사람마다 신체능력이 다르고 무엇보다 힘든 연습과정을 통해 거기까지 간 것이지 그저 된 게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처음부터 욕심 안 부리고 반 만 보낸다는 생각으로 치면 똑바로 웬만큼 멀리 보낼 수 있다.
욕심을 버리면 몸에 전달되는 요구 수준이 낮아 근육이 훨씬 편안하게 반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습도 하지 않고 욕심내는 건 도둑놈 심보이자 자기 몸을 스스로 학대하는 거나 마찬가지다.
결국, ‘운동을 잘하기 위해선 연습이 답이다’라는 얘기이니 방법이 따로 없는 게 비법이 돼버렸다.
부드럽다고 다 운동 잘하는 건 아니지만 선수치고 부드럽지 않은 사람은 없다. 연습을 통해 도달하게 되는 최고의 경지가 바로 부드러움이기 때문이다.
비단 운동만 이러겠나.
살면서 마음의 힘을 뺀다는 게 간단하면서도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자기 마음이니 그냥 마음만 먹으면 될 테지만, 남보다 잘난 체하고 대접받으며 살고 싶은 마음이 앞서 매사 스스로를 불안하게 만든다. 그저 남 잘된 거 보면 배 아파하는 부정적 심보도 남이 아니라 자신의 인생을 좀먹게 할 뿐이다.
사람 힘 빠지면 죽는다고, 있을 때 원 없이 써보자는 ‘주의(ism)’도 있을 수 있다.
좀 먹힐 땐 기분이 좋겠지만 쓸데없이 힘 들어가면 꼭 부작용이 생긴다. 무리하게 힘을 쓰고 나면 몸이든 마음이든 꼭 탈이 난다. 특히 남 힘 빠지게 한 경우라면 결국 같은 방식으로 되받게 된다.
운동이나 마음이나 헛심 빠지는 순간이 살면서 득도(得道)하는 때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