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코미디 프로그램 중에 ‘대화가 필요해’라는 코너가 있었다. 경상도 가족이 식탁에서 대화를 나누는데, 늘 서로 핀트가 안 맞다. 특히 사오정 같은 남편은 엉뚱한 질문으로 사람들을 웃긴다. 예를 들면, ‘둘째 아들이 코빼기도 안 보이는데 당신 뭐 했어?’하고 호통을 치면 집사람이 ‘우리 아는 하납니다’ 하는 식이다. 사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이 집안만 대화가 필요한 건 아닐 것이다. 기업, 학교, 병원, 동호회 등 사람이 모인 어디나 소통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검찰, 군대 등 소위 군기가 센 집단일수록 특히 더 하다. 조직 특성상 속도와 결과를 중시해 의사결정이 상의하달(上意下達)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런 조직에서는 대게 소통도 날 잡아 몰아서 하는 경향이 있는데, 바로 회식(會食)을 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