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 자주 들르는 목욕탕이 있다. 좀 오래되었지만 거리가 가까워 좋다. 게다가, 코로나 영향인지 여하간 사람들이 적어 한가하기까지 하다. 어떨 땐 독탕(獨湯)을 쓸 때도 있는데, 주인 입장에선 영 마음이 개운치 않을 듯하다. 아침 운동을 하고 목욕탕에 가면 꼭 하는 절차가 있다. 2천 원으로 샤워용품 하나를 사는 것과 500원짜리 동전 2개로 바꾸는 것이다. 동전은 집에 있는 저금통에 밥을 주기 위해서인데, 동전이 떨어지면 물론 돼지도 굶을 수밖에 없다. 그날도 평소처럼 동전으로 바꾸려는데 1천 원짜리 지폐가 하나밖에 없었다. ‘돼지가 오늘 밥을 굶겠구나’ 싶었는데 2달러짜리 지폐가 눈에 띄었다. 얼마 전에 행운의 상징으로 친구에게 받아 쟁여뒀던 거였다. 환율을 생각하면 2달러로 충분한데, 판매대 아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