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힘으로만 움직이는 요트 시합을 본 적이 있다. 돛으로 동력을 얻으니 바람이 불어야 잘 달릴 수 있는 건 당연하다. 특별히, 뒤바람이 불어주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말 그대로, 순풍에 돛단배가 되는 것이다. 노나 엔진이 없어 오로지 바람에만 의존하는 돛단배는, 그러나 갈 때 순풍(順風)이면 돌아올 땐 반드시 역풍(逆風) 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성난 파도까지 세일러(sailer)의 의지를 시험한다. 망망대해에서 실제 이런 상황을 맞는다면 누구라도 간절히 기도를 올릴 게 틀림없다. 놀랍게도, 뱃사람을 진짜 절망 상태에 빠트리는 건 역풍이 아닌 무풍(無風)이란 점이다. 고생은 되겠지만, 그래도 역풍은 움직일 힘을 준다는 것이다. 역풍 속에서 지그재그로 움직이며 앞으로 전진하는 힘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